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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를 만들고, ‘생활’을 전하라 조회수 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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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김진희 (사)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장, 한국조형예술원 이사장

‘문화’를 만들고, ‘생활’을 전하라

1960년대 군복무 시절 월남에서 경골목구조를 처음 접했다는 김진희 회장은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유학이라는 것이 어려웠던 당시 김 회장은 국내에서 취업을 했고, 1970년대 초 드디어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된다. 단지 목조건축의 매력에 이끌려 건너간 캐나다에서 그는 일주일 만에 BC주 주택공사에 취업, 그 능력을 인정 받았다. 그러던 그가 부와 명예를 함께 쥐고 있던 16년 간의 캐나다 생활을 등지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캐나다로 떠나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목조문화를 꽃피워 보겠다는 순수한 ‘열정’ 하나였다.

목조건축------- ‘기술’ 아닌 ‘문화’
김진희 회장이 소장으로 있는 목조건축디자인센터는 지난 1999년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내에 설립된 이래로 3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국내 목조건축에 관계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김 회장의 교육을 받았다는 것으로 김 회장이 국내 목조건축 교육에 헌신한 바가 적지 않다. 또한 현재 (사)한국목조건축기술협회장과 한국조형예술원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목조건축의 현대화와 기술 확산을 위하여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하고있다.

그러나 김 회장이 처음부터 교육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1997년 캐나다로부터 한국의 목조건축 시장 조사에 대해 의뢰 받은 것이 계기라면 계기. 당시 그는 ‘한국은 아직 이르다’는 결론을 지었다. 그는 “당시 조사를 위해 접촉한 청와대 관계자도 국민소득이 만 오천 불은 넘어야 목조주택 시장이 형성된다는 말을 했다”며 “국민소득에 따라 첫째는 의(衣), 둘째는 식(食), 마지막이 주(住)가 변화한다. 첫째와 둘째는 웰빙이라는 문화 덕에 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마지막 주는 이제서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국내 목조건축시장에 대해 전망했다. 덧붙여 그는 “이러한 변화는 어디까지나 ‘문화’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나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지만, 사실 목조건축의 발전은 특히 ‘생활문화’의 변화와 함께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골목구조는 사회 시스템?
캐나다 주택을 기본틀로 하는 그의 강의는 주로 경골목구조를 가르친다. “목조건축은 경골목구조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이 경골목구조에 대해 “이것은 하나의 사회 시스템과도 일맥 한다. 기둥 하나가 썩어 빠지면 무너지는 기둥-보 구조와 달리 경골목구조는 기둥 하나가 빠진다고 해도 다른 여러 기둥들이 그 하중을 나눠 지게 된다. 얼마나 합리적이고 유기적인 구조체인가. 강한 구조적 안정을 요구하는 비행기와 우주비행선도 결국은 비슷한 시스템의 구조체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기둥-보는 못하고, 경골구조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이어져야 목조에 대한 제대로 된 설계 틀이 잡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형’보다는 ‘우리집’으로
“‘한국형’이라는 말로 정부가 목조건축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는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그 말만을 두고 볼 때 ‘한국형’이라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집’이라는 말로 바꿔 말했으면 좋겠다”는 김진희 회장은 “우리가 입고 있는 옷만 하더라도 한국형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산과원이 진행중인 ‘한국형 목조주택 모델 개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이름을 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모델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판단해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결국 우리에 맞게 변화되는 주택에 ‘우리집’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고기 버거’도 한류다
김 회장은 “한류라고 하는 것이 ‘전통적’인 우리 것만은 아니다. 우리 전통의 것을 서구의 것과 접목시켜도 그것은 우리 것이며, 세계로 나아가면 한류인 것”이라며 국내 목조건축 시장이 한국형에 대한 고민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디자인과 기술로 세계시장에 당당히 한류로서 이름을 떨치기를 바랬다.

그는 또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시도가 끊임없이 있어야 할 것이며, 물건을 팔려는 생각보다는 장인정신과 프라이드를 가지고 목조의 맛이 담긴 ‘생활’을 전해준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후배 건축가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목재신문 김태영 기자 young@woodko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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